애플의 아이패드 전격 해부, 하드웨어에 적용된 아이디어와 과제들

휴대폰이나 PC 그 어느 것과도 다른 전혀 새로운 인터넷 단말기 시장이 생겨날 것인가? 애플이 출시한 '아이패드(iPad)'에 뜨거운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아이패드 본체를 분해하여 하드웨어에 담겨 있는 애플의 의도와 아이디어를 살펴보기로 한다.



미국의 애플(Apple)이 2010년 4월 3일,인터넷 단말기 '아이패드(iPad)'를 미국에서 발매했다. 아이패드는 '아이폰(iPhone) OS’와 애플이 자체 개발한 ASIC 'A4', 9.7인치짜리 정전용량식 터치패널을 부착한 LCD 패널 탑재 태블릿 컴퓨터이다. 
아이패드는 출시 첫날에만 무려 30만 대가 팔렸다.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는 출시가 2010년 5월말 이후로 한 달 연기됐는데, "예상 이상의 수요 때문"이라는 게 애플이 밝힌 이유이다. 시장조사회사와 부품공급을 담당하는 타이완 기업 중에는 "1천만 대 수준의 히트"를 예상하는 등 거창한 기대까지 나오고 있다. 

App 개발자 운집 
현재의 아이패드는 본체를 장시간 휴대하기에는 무겁고 화면을 터치한 손가락 자국이 잘 남는 등의 문제점이 있다. 가격도 일반 소비자들이 선뜻 구매하기에는 비싼 편이다. 3G 통신기능도 없고 NAND 플래시 메모리가 16Gbyte인 가장 싼 모델이 4백99달러이다. 이 때문에 아이패드가 큰 성공을 거둘지 어떨지는 미지수이지만, 휴대폰과 노트북PC, 넷북과는 다른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가능성도 감지된다(그림 1).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이하, App) 개발자가 대거 아이패드로 몰리고 있다. 미국 몹클릭스(Mobclix)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이패드용 App은 4월 5일 현재 3천1백22개에 달한다. 그 중에는 최근 소비자의 관심이 높은 전자책 및 신문용 App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애플은 아이패드에서 아이폰의 직관적인 조작체계를 넷북 크기의 커다란 화면에 적용했다. 이것이 터치패널의 쓰임새를 한층 높이고 App에 훨씬 큰 다양성을 부여해 주었다. 자금면에서도 App 개발자를 지원해 주는 기업이 등장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벤처 캐피털 업계에서 유명한 미국의 KPCB(Kleiner Perkins Caufield & Byers)는 아이패드의 App 개발 기업에 총 1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한다. 
이번 기사에서는 전자기기와 부자재를 전문으로 하는 엔지니어 등의 협조를 얻어 아이패드 본체를 분해한 결과를 소개한다. 분해한 모델은 4백99달러짜리 제품이다. 

아이폰의 경험을 적용 
아이패드 분해 작업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본체를 여는 일이었다. 아이폰과 마찬가지로 아이패드 역시 상부 본체 커버에서 길게 뻗어 나온 수지 끝부분과 알루미늄 합금으로 된 하부 본체 커버가 서로 맞물리게 만들어 나사가 필요 없는 형태였다. 이렇게 조립된 제품은 드라이버를 사용해 힘으로 억지로 벌려 여는 수밖에 없었다(그림 2). 
5분 이상을 씨름한 끝에 간신히 본체 내부를 관찰할 수 있게 된 분해팀 멤버들은 대부분의 내장 부품이 검은색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림 3). 부품업체의 엔지니어는 "메인 보드도 검게 칠했다는 것은 분해를 전제로 멋있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정통적인 노이즈 대책이 잘 취해져 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초대 아이폰같이 배선이 긴 플렉시블 기판이 아니라, LCD 모듈과 메인 보드는 동축 케이블로 연결되어 있었다. 

큼지막한 통신 모듈
"이런 곳에 기판이 있네?" 분해팀 중 한 명이 2개의 배터리셀 사이에 끼어 있는 얇은 직사각형 모양의 PCB를 주목했다. 이 기판은 메인 보드와 크레들 등을 외부와 이어주는 커넥터 사이를 연결해 주는 것. 여기에는 무선LAN과 블루투스 트랜시버 IC를 내장한 통신 모듈이 실려 있다(그림 4). 
통신 모듈 관계자에 따르면 아이패드용 무선LAN 및 블루투스 모듈은 타이완의 USI(Universal Scientific Industries)에서 공급받는다고 한다. 아이폰 3G에는 무라타제작소의 소형 제품이 채용되었지만 아이패드는 실장 공간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크기는 조금 더 크지만 가격이 저렴한 모듈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수리하지 않는 것이 전제 
분해작업에서 어려운 점이 또 하나 있었다. 배터리 모듈이 알루미늄 합금의 하부 본체 커버에 양면 테이프와 접착제로 단단히 부착되어 있었던 것이다. "커버도 그렇고 배터리도 그렇고 수리하기 쉽게 하겠다는 생각이 없어 보인다. 고장 났을 때는 새 제품으로 교환해 주겠다는 애플식의 과감함이 엿보인다." 분해에 참여한 엔지니어들은 저마다 이렇게 말했다. 
배터리 모듈의 용량은 정격으로 24.8Wh였다. 일반적인 노트북PC의 절반 정도의 용량임에도 불구하고 아이패드는 공칭 구동시간이 10시간이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ASIC 'A4'의 소비전력이 PC의 마이크로프로세서보다 훨씬 적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모듈을 덮고 있는 검은 스티커를 제거하자 TDK그룹의 홍콩 ATL(Amperex Technology)의 리튬 폴리머 2차전지 셀이 모습을 드러냈다. 셀 하나의 용량은 12.6Wh, 부피는 28.2cm3, 무게는 65g 정도이므로 셀의 부피 에너지 밀도는 446Wh/L, 질량 에너지 밀도는 194Wh/kg으로 계산할 수 있다. 이는 휴대기기로는 일반적인 수치이다. 
기구부품 전문 엔지니어는 배터리 모듈을 들어내자 모습을 드러낸 알루미늄 합금 본체 커버의 안쪽을 흥미진진하게 관찰하기 시작했다. 커버 바깥쪽은 완만한 곡면을 이루고 있으나 안쪽은 곡면이 계단식 논처럼 두께가 조금씩 줄어들기 때문이다. "주조 후에 깎아내고, 도장도 했을 것이다. 이렇게 번거로운 가공법을 적용하다니, 타이완 혼하이 정밀(Hon Hai Precision Industry) 그룹의 높은 비용 경쟁력이 느껴진다"고 이 엔지니어는 감탄했다. 혼하이 그룹이 아이패드의 본체 커버 제조 및 최종 조립공정을 하청받아 작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모듈을 제거하자 엔지니어들이 감탄한 아이디어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패드는 하부 본체 커버가 알루미늄 합금이기 때문에 무선의 수신 감도가 낮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알루미늄 합금 커버 중앙에 구멍을 뚫었다. 이 구멍은 커버 후면의 애플의 로고 마크를 구성하는 검은색 수지로 덮혀 있으며 수지에는 필름 안테나를 붙였다(그림 5). 후면의 마크는 단순히 외관을 보기 좋게 하기 위한 목적에서만 부착한 것은 아니었다. 

고강도 유리 
아이패드를 분해하기 전에 대부분의 엔지니어들은 "떨어뜨리면 터치 패널이 부착된 전면 유리가 한번에 깨질 것 같다"는 의견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 유리는 예상보다 훨씬 튼튼했다. 아이패드를 몇 번이나 떨어뜨리거나 몸무게를 실어 눌러 보아도 깨지기는커녕 흠집 하나 나지 않았다(그림 6). 
아이패드의 유리는 강도가 높은 한편, 해결해야 할 과제도 두 가지 정도 있었다. 첫째는 무겁다는 것으로, "화면을 보기 위해 눈 높이에 맞춰 아이패드를 들고 있으면 손이 금방 피곤해 진다"고 분해에 참여한 엔지니어는 지적했다. 가장 큰 원인은 유리이다. 아이패드 전체 무게의 27%가 상부 본체 커버 때문인데, 그 대부분의 무게는 유리로 인한 것이었다.  
또 한가지는 터치 조작으로 인한 피지가 눈에 잘 띈다는 점이다. 아이패드는 표시 품질이 뛰어나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LCD 모듈 자체의 화질은 PC용 품종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다(그림 7).주 1) 평활도가 높은 유리는 우수한 표시 성능을 실현해 주지만 그 부작용으로 손가락 자국이 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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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  LCD 패널은 소니 산하의 엡손 이미징 디바이스의 제품이 사용되었다는 보고도 있었고, 삼성제품이 공급될 예정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애플은 이 유리를 10달러에 약간 못 미치는 가격에 구입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수준 이하에서 앞으로 얇고, 가볍고 피지도 잘 보이지 않는 품종이 등장하면 아이패드의 매력은 배가될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될 가능성도 있다. 1개사의 독점 공급 상태가 무너지고 개발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010년 가을부터 독일의 쇼트(SCHOTT)가 휴대기기용 화학강화유리를 양산 출하하겠다고 선언한 상태이다. 
아이패드는 내부에 스피커 2개를 가까이 배열했다. 이렇게 배치한 이유를 궁금해 하던 전자기기업체의 엔지니어가 이상한 구조를 찾아냈다.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를 커버 내부로 이끄는 덕트로 보이는 물체가 스피커 모듈 내부에 있었다(그림 8). 이 엔지니어는 "소리를 내부에서 울리게 하여 저음 출력을 높이려는 목적일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아이폰 크기의 메인보드 
메인 보드는 면적이 딱 아이폰만한 크기였다. "휴대폰에 사용되는 실장기술과 부품이라면 이 정도 기판 면적은 간단히 만들 수 있다"고 부품업체 직원은 말했다. 탑재된 대부분의 IC에는 애플 관련 마크가 찍혀 있는 등 반도체 패키지를 제거하지 않으면 공급처를 알 수 없게 되어 있었다(그림 9, 10). 

토모히로 오츠키(Tomohiro Otsuki) 


터치 패널 LCD가 원가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
 
아이패드의 제조원가는 시판 가격 4백99달러 모델의 경우 2백60~3백달러 정도로 추정된다.(A-1, A-2) 여기서 말하는 제조원가에는 소프트웨어와 아이패드 전체의 개발비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애플은 아이패드로 충분히 이익을 남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과 공통화할 수 있는 비용이 많기 때문이다. 
제조 원가를 2백60달러 정도로 추정한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터치 패널이 부착된 LCD 모듈은 굉장한 고가 부품이라고 한다. LCD 모듈은 전체 비용의 25%, 터치 패널은 전체의 13.7%를 차지한다. 합계 38.7%로 전체 원가의 3분의 1 이상이다. 한편, ASIC 제품인 A4는 7.5%에 불과하다. 노트북PC에서는 일반적으로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원가 비율이 LCD 모듈과 비슷한 수준인데, 아이패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바로 아이패드가 PC와는 전혀 다른 전자기기라는 사실을 잘 말해 주고 있다.
 

참고문헌:
A-1) "User-Interface-Focused iPad Changes the Game in Electronic Design, iSuppli Teardown Reveals," http://www.isuppli.com/News/Pages/User-Interface-Focused-iPad-Changes-the-Game-in-Electronic-Design-iSuppli-Teardown-Reveals.aspx
A-2) Wang. M., "Panel is the most expensive iPad component,"http://www.digitimes.com/news/a20100415PD210.html



http://www.nekorea.co.kr/article_view.asp?seno=6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