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일 2010.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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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비즈니스프로세스관리(BPM)는 가라. 이제 소셜 BPM이다.”

포레스터리서치가 지난달 말 발표한 ‘소셜 소프트웨어와 웹 2.0툴을 활용해 BPM 효과 극대화하기’라는 자료의 핵심 메시지다. 웹 2.0과 소셜 컴퓨팅의 확산으로 프로세스 혁신에 대한 접근 방식이 송두리째 바뀌고 있다는 주장이다. 

호사가들의 그럴 듯한 말장난처럼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제품수명주기관리(PLM) 솔루션 시장의 최근 변화를 눈여겨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사실 협업은 2000년대 초반 PLM이 처음 등장했을 때도 핵심 키워드였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협업은 워크플로를 이용해 데이터를 서로 교환하는 수준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협업의 개념은 그 폭과 깊이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엔지니어링 부서 외부의 이해당사자들이 제품 개발공정에 좀 더 깊숙이 관여하면서 서로 다른 업무영역(cross functional)에서 좀 더 긴밀한 협업이 이뤄져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진 것이다. 이 때까지만 해도 PLM은 제품개발 연관 부서간, 혹은 협력사와 협업을 강조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연구개발(R&D) 현장은 이미 ‘오픈 이노베이션’이 대세다. 협업의 대상을 고객과 외부 커뮤니티로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기업내 협업을 넘어 소셜 협업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급기야 PLM 솔루션 업계는 ‘소셜 협업’을 강조하며 최근 들어 관련 솔루션을 내놓기 시작했다. 소셜 PLM이 태동한 것이다. 소셜 PLM은 소셜 컴퓨팅의 속성과 사상을 R&D 프로세스에 내재화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당연히 R&D 프로세스에 근본적인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 크라우드 소싱, 고객의 소리(VOC), 외부 커뮤니티 등이 이런 변화의 핵심 키워드다.

과거에는 아이디어 도출 과정이 내부 임직원 위주로 이뤄졌다. 하지만 오픈 이노베이션 시대에는 크라우드 소싱이 중요하다. 외부의 커뮤니티로부터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요구사항 관리도 기존의 요구공학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제는 직접 고객으로부터 시장의 요구를 수시로 끄집어 낼 수 있는 VOC가 강조되고 있다. 워크플로 개념도 달라진다. 전통적인 PLM은 디자인 및 엔지니어링 변경 사항을 정해진 팀 구성원들에게 자동으로 전달하고 승인절차를 거치는 방식이지만, 이제는 사용자나 고객 커뮤니티의 의견을 수시로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개발자 사이의 지식 공유 혹은 의견 교환 과정에서도 이노센티브 같은 외부 커뮤니티를 오히려 더 중요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R&D 역량의 상당부분을 외부 전문가 커뮤니티에 의존하는 P&G가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소셜 PLM과 전통 PLM은 이처럼 프로세스에 대한 접근방식에 극명한 차이가 있다. BPM 역시 마찬가지다.

전통적인 BPM은 전형적인 하향식 접근법이다. 주로 컨설팅 프로젝트라는 절차를 거쳐 경영층이 리엔지니어링의 기회를 정의한다. 프로세스의 개선과 자동화는 정보기술(IT)에 의해 이뤄진다. 이렇게 정의된 새로운 프로세스를 임직원과 고객에게 강요한다. 

반면 소셜 BPM은 상향식 접근법을 요구한다.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할수록 문제를 파악하거나 해결하는 것이 더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그러자면 고객과 외부 커뮤니티도 이런 변화의 주역이 돼야 한다. 사내 프로세스 오너만이 아닌 프로세스에 관여하는 사내외 모든 이들이 능동적으로 프로세스 개선의 기회를 포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소셜 BPM의 핵심 사상이다.

포레스터리서치는 이런 변화를 `프로세스 포퓰리즘`으로 정의하고 있다. 다수의 대중에 의한 소통과 협업이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에l 더 효과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제 ‘소셜’을 기능이 아닌 프로세스와 사상으로 받아들여야 할 때다.

박서기 CIO BIZ+ 편집장 겸 교육센터장 sk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