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방송 표준 경쟁 본격 점화, MPEG2에서 H.264로의 이행도 관심사

2005년 무렵부터 시작된 3D 영상 붐이 드디어 방송으로까지 확대되기 시작했다. 1890년대부터 시작된 영상의 진화, 즉 무성 영화에서 유성 영화로, 흑백 TV에서 컬러 TV로, 최근에는 디지털 TV까지, 그리고 그 다음 단계로는 3DTV를 위한 3D 방송과 송출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3D 방송과 관련한 표준 규격이 없는 상태여서 마치 지휘자 없는 오케스트라를 연상케 한다. 3D 방송 및 송출방식에 호환성은 있을지, 표준화는 진행이 될지에 대해 살펴봤다. NE-Korea


"예전과 달리 3DTV가 표준적으로 출시되고 3D 방송 시청 환경 역시 정비되고 있다. 마침내 3D 방송과 3DTV라는 두 개의 톱니바퀴가 서로 맞물려 돌아가기 시작했다." 일본BS방송(BS11) 편성·제작국의 히로시 엔도(Hiroshi Endo) 기술부장의 말이다. 
BS11은 2007년 12월 일본에서 처음으로 3D 방송을 거의 정규 방송화하여 내보낸 방송사업자이다. 그 후 BS11은 이 분야에서 거의 홀로 고군분투해 왔으나 마침내 2010년 들어 그 상황이 바뀌었다. BS11이 채용해 온 방식으로 3D 영상 방송과 송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송국이 전세계적으로 급증하고, TV 제조업체들도 3D 방송에 대응하는 3DTV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BS11의 3D 영상 방송은 '사이드 바이 사이드(Side By Side)'★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는 인코딩 방식인 MPEG2와의 호환성도 높아 현재 상황으로만 본다면 3D 방송의 사실상의 표준(de facto)에 근접하고 있다. 그러나 이 방식이 3D 방송의 진정한 표준이 될 것인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향후 3D 영상의 진화를 고려하면 현재의 사이드 바이 사이드 방식은 과도적인 방식에 그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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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드 바이 사이드(Side-by-side)  넓은 의미로는 좌안용(L) 영상과 우안용(R) 영상을 수평으로 배열하여 전송하는 방식 전체를 말한다. 1954년에 미국 3D 비디오(3D Video)가 멕시코에서 시험방송을 실시했다. 현재는 사이드 바이 사이드 방식에 특정 특허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견해가 많다. 하지만 RealD는 1991년에 사이드 바이 사이드 방식에 대한 기본 특허를 취득했다고 주장한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일반 방송과 호환성을 갖도록 수평으로 배열한 영상을 압축하여 전송하고 TV에서 다시 복원하여 L영상과 R영상을 시분할로 표시, 이를 LCD 셔터 방식의 안경으로 시청하는 방식을 말한다. 특허번호는 US5193000. 그러나 이 특허도 2011년 8월로 기한이 만료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① 현재의 사이드 바이 사이드 방식은 풀HD로 표시할 수 없는 등 해상도와 자연스런 3D 영상 표현 등에 한계가 있다. ② 사이드 바이 사이드 방식에는 다양한 '변형판’이 있기 때문에 3D 방송과 3DTV 간의 호환성이 보장되지 못할 여지도 있다. ③ 국제전기통신연합, 즉 ITU 등의 표준화 기구가 MPEG2와는 별개로 H.264를 토대로 한 새로운 3D 방송 표준화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점 등이 과도기적 표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의 근거이다. 즉, 3Da 방송을 둘러싼 본격적인 표준화 전쟁은 많은 방송사업자와 TV 제조업체가 공식적으로 3D 방송에 대한 대응을 선언한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는 것이다(그림 1). 

급부상하는 RealD 방식
현재 전세계적으로 급물살을 타고 있는 3D 방송은 아직까지는 '게릴라'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3D 방송이 거의 독자적인 송출 방식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TV 업체들 또한 모든 3D 방송에 대응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어서 방송과의 호환성도 충분히 보장된다고 할 수 없는 형편이다. 게다가 3D 방송 관련기업들이 표준화를 위해 통일된 움직임을 보여주는 상태도 아니다. 기껏해야 '3D 방송’이라는 시대의 흐름에 뒤쳐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일 뿐이다.
이러한 가운데 2010년 들어 급속히 부상하고 있는 3D 방송 및 송출 방식이 있다. 미국의 RealD가 개발한 사이드 바이 사이드 방식의 독자적인 사양인 'RealD 포맷'이 바로 그것. 소니가 2009년 12월에 RealD 포맷 방식의 채용을 발표한 이후, 2010년 1월에 개최된 세계 최대 가전제품전시회인 '2010 인터내셔널 CES'에서는 RealD 포맷 채용을 선언한 기업들이 크게 늘었다. 삼성전자, 일본의 JVC-켄우드, 파나소닉, 도시바, 그리고 미국의 디렉TV (DIRECTV)가 그들이다. 
RealD는 편광기술을 이용한 3D 영화 영사방식과 3D 안경으로 유명한데, 사이드 바이 사이드 방식 및 LCD 셔터 안경 등과 관련한 중요한 특허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이번 CES에서 나타난 대거 채택 사례는 그 강점을 유감없이 보여준 것이다. 실제로 JVC-켄우드는 RealD 포맷을 채용한 가장 큰 이유로 "RealD가 사이드 바이 사이드 방식과 3D 안경에서 기본적인 특허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RealD 포맷 이외에 사이드 바이 사이드 방식의 또 다른 독자 사양도 나타나고 있다. 일본 NHK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MT 방식'은 BS11과 BS-TBS 등의 방송사업자가 채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예전부터 캐나다 센시오 테크놀로지스(Sensio Technologies)의 '센시오(SENSIO) 3D'를 농구경기 NBA 올스타전 등 인기 스포츠 프로그램의 3D 중계에 많이 활용해 오곤 했다. 2010년 CES에서는 미국의 비지오(VIZIO)가 센시오 3D 채용을 발표하며 RealD 포맷의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TV 업체가 방송에 참여
이러한 3D 방송과 3D 송출에서 또 하나의 특징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있다. 대부분의 경우, 거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특정 TV 업체가 관여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방송계에서는 적어도 국가 단위로 결정된 표준 규격을 방송사가 채용하고 최종적으로 TV 제조업체가 이에 맞추어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오히려 그 반대이다.  
그 예로 삼성전자와 LG 전자의 움직임이 주목할 만하다. 국내에서는 이들 두 개 업체와 한국방송통신위원회(KCC) 등 정부관련단체가 손을 잡고 지상파 방송을 포함한 3D 방송의 표준화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업체들 역시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파나소닉은 디렉TV의 3D 방송에 협찬을 진행하고 있다. 독점 후원사의 자격으로 TV 광고 등에서 3DTV 제품의 판촉 활동을 진행하는 등 3D 콘텐츠 제작에 있어서도 3D 카메라와 편집 기자재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소니도 만만치 않다. 2010년 4월 골프 '마스터즈 토너먼트’의 3D 중계와 관련하여 미국의 컴캐스트(Comcast)와 손잡고 촬영 등을 맡았다. 2010년 6월에 시작되는 월드컵 축구의 3D 영상 촬영과 블루레이 디스크 판권도 따냈다. 또한, 2011년부터는 미국의 디스커버리 커뮤니케이션즈(Discovery Communications) 등 주요 TV 네크워크 기업과 공동으로 미국에서 3D 방송 전문 채널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처럼 TV 업체가 수동적으로 3D 방송이 시작되기만을 마냥 기다릴 수 없게 된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3DTV가 대대적으로 판매된다 하더라도 3D 방송이 늘어나지 않으면 커다란 위험을 감수해야 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3D 영화가 인기를 끌고, 블루레이 디스크가 3D에 대응할 수 있게 된다 해도 '아바타' 만한 수준의 콘텐츠가 널려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방송사업자의 말이다. 
히트작을 마냥 기다릴 게 아니라 먼저 3D 방송을 통해 콘텐츠 모집단을 늘리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 TV 업체의 입장이다. 앞으로 3D 방송 방식이 TV 업체의 탑재 사양에 따라 크게 좌우될 가능성도 전혀 없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방송과의 호환성이 방파제 
아직까지 표준 규격이 정해지지 않은 탓에 각 방송사업자와 TV 업체들은 3D 방송을 제각각 기획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현 시점에서 TV가 기종에 따라 3D 방송 콘텐츠를 지원하거나 그렇지 못하거나 하는 등의 문제가 불거져 있는 상태는 아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대부분의 3D 방송이 앞서 언급한 '사이드 바이 사이드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방식은 호환성이 없는 방식이 난립하지 못하도록 방파제 역할을 한다.  
TV에서도 방송 신호를 수신하는 입력 인터페이스는 사이드 바이 사이드 방식으로 거의 굳어져 가고 있다(그림 2).주 1) 3D 영상 표시 방식은 업체별, 제품별로 '필드 시퀀셜(FS)방식'★과 '엑스폴(Xpol)방식'★으로 나뉘어져 있으나, 입력 인터페이스는 기본적으로 이 방식들과는 독립적으로 움직인다. 파나소닉과 소니는 모두 "당사의 3DTV로 BS11과 J:COM(Jupiter Telecommunications Co., Ltd), 스카이 퍼펙트 JSAT의 3D 방송 및 송출을 시청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BS11의 엔도 부장도 "TV 제조업체간의 호환성을 검증 중인데, 현재로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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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  파나소닉과 소니의 3DTV는 사이드 바이 사이드 방식, HDMI 1.4 이외에 L영상과 R영상을 1개 프레임의 위아래에 담는 'Top and Bottom' 등에도 대응하고 있다.  
★ 필드시퀀셜(Field Sequential, FS) 방식  3D 영상 표시방식의 일종. L과 R영상의 프레임을 시간적으로 번갈아 표시하여 이를 LCD 셔터 안경을 통해 시청한다.  
★ 엑스폴(Xpol) 방식  3D 영상 표시방식의 일종. 패널에 수평으로 배열된 픽셀마다 편광의 방향이 다른 편광필름을 덧댄다. 여기에 '라인 바이 라인' 즉 수평으로 배열된 픽셀별로 L과 R의 영상을 표시한다.
 

3D 영상 방송이 사이드 바이 사이드 방식으로 거의 일원화되고 있는 큰 이유는 기존 방송과의 '프레임 호환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림 3). 사이드 바이 사이드 방식은 3D 카메라로 촬영한 좌안용(L)영상과 우안용(R)영상의 2개 프레임 분의 동영상을 압축하여 기존 방송과 동일한 형태인 1개 프레임 동영상으로 만들어 전송한다. TV에서는 이 프레임을 수신하여 L영상과 R영상 데이터를 서로 분리한 후 각각 2배로 복원하여 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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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임 호환성(Frame Compatibility)  새로운 방송방식의 동영상 프레임이 기존 방송의 동영상 프레임과 호환성을 갖는 일. 방식을 변경할 때에 중계 시스템을 변경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렇게 하면 데이터 형식은 2D 방송과 동일한 하나의 스트림이기 때문에 시청자는 기존의 튜너기기와 셋톱박스 등을 변경할 필요 없이 TV만 3D로 대응시키면 된다. 방송사업자 역시 카메라와 영상 편집용 시스템 이외의 방송용/중계용 설비를 변경하지 않아도 된다. "기존 MPEG2를 활용한 방송을 근간으로 하는 한, 사이드 바이 사이드 방식 이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 BS11의 설명이다.  

압축 및 복원 기술이 화질 차이로
그러나 사이드 바이 사이드 방식을 채용한다고 해서 3D 방송간, 3DTV간 호환성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한 RealD 포맷과 센시오 3D 등 실장 사양이 모두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영상의 압축과 복원 기술, 수정이 가능한 오류의 종류와 수정 유무 등에 차이가 있다. 이러한 차이는 표시하는 영상의 해상도 차이와 데이터 처리량의 차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어떠한 실장 사양을 활용하느냐에 따라 3DTV의 화질과 가격이 바뀔 수도 있다. 
가령, 사이드 바이 사이드 방식을 가장 간편한 방법으로 싣게 되면 압축 시에 영상의 수평방향 해상도는 원본의 L영상과 R영상과 비교하여 각각 2분의 1 이하로 떨어진다(그림 4). 압축 시 나타나는 이러한 변화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기 때문에 TV에서 다시 복원하여 표시할 때 영상의 해상도는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최근 들어 이렇게 화질이 떨어지는 현상을 억제하기 위한 독자적인 사양이 많이 개발되었다. 방송국 관계자는 "2007년 무렵의 초기 3D 대응 디지털 TV와 최근의 3DTV는 압축과 복원 기술의 차이로 인해 큰 화질 차이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독자 사양도 여러 가지가 존재하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으로 앞서 언급한 RealD 포맷과 센시오 3D, 그리고 MT 방식을 들 수 있다. 세 방식 모두 구체적인 사양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이미 알려진 차이점이 있다. 영상의 압축 방법인데, 특히 센시오 3D와 다른 방식간의 호환성이 우려되는 상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센시오 3D에서는 원본의 L/R 영상을 체크 무늬 형태로 샘플링하여 영상을 압축한다.주 2) 복원 시에는 데이터 화질이 떨어지지 않은 픽셀을 기초로, 축소한 화질을 보간법을 통해 복원한다(그림 4(b)). 센시오에 따르면 이는 인간이 비스듬한 방향의 해상도 저하에는 민감하지 못하다는 사실과 화질이 떨어지지 않은 픽셀을 남겨둠으로써 고주파 성분의 정보가 남게 되고, 이로써 보다 정밀한 픽셀의 보간이 가능하다는 점을 활용한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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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2)  센시오 3D는 HDMI 1.4 사양에서도 '사이드 바이 사이드 레이아웃을 갖는 퀸컹크스(Quincunx) 서브 샘플링'이라는 하나의 옵션으로 제시된다. '퀸컹크스’는 주사위의 '5'자, 또는 체스판 모양을 뜻한다.
 

센시오의 에스더 하터(Esther Hotter)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는 "복원 후의 영상은 실제로는 해상도가 저하된 것이지만 보기에는 거의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복원 시의 데이터 처리량도 적어서 미국 자일링스(Xilinx)의 저가형 FPGA 제품인 '스파르탄(Spartan)-3' 시리즈로도 충분히 처리할 수 있다고 한다.  
한편 RealD 포맷과 MT 방식은 TV 방송용에서 이러한 사선 방향의 해상도 저하 방식을 채택하고 있지 않다. NHK 미디어 테크놀로지 사업개발센터의 시게루 테라다(Shigeru Terada) 디지털개발담당 부장은 "영상에 사선 방향의 라인이 있는 경우 떨림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NHK 방송기술연구소에서는 과거에 센시오의 기술 콘셉트와 비슷한 기술로서 사선 방향의 정보를 떨어뜨리는 '팔콘(Falcon)'을 개발했으나 끝내 이 떨림 현상을 해결하지 못해 실용화를 단념하고 현재의 MT 방식을 다시 개발한 이력이 있다. 이에 대해 센시오는 "그러한 문제가 없으며, 센시오의 3D는 이미 스포츠 이벤트에 다수 채용된 사례가 있는데 그것이 이를 증 명한다"고 반박했다.  

주도권 쟁탈전 계속
현 시점에서 비지오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요 TV 업체들은 RealD 포맷을 채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센시오의 하터 디렉터는 "비지오 이외의 주요 TV 업체들에게 우리의 3D 영상화질에 대한 높은 평가를 받을 자신이 있다. VOD(Video on Demand) 서비스로 블루레이 디스크에 대항하려는 방송사업자들도 흥미를 보이고 있다"며 자신만만한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두 방식의 주도권 싸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2011년 8월에 RealD가 갖고 있던 사이드 바이 사이드 방식의 주요 부분에 대한 미국 특허가 만료된다는 점도 이 분야에?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물론, TV 제조업체들이 이들 두 업체의 실장 사양에 모두 대응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현대 IT는 RealD 포맷과 센시오 3D 모두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미 RealD 포맷을 채용한 일본 업체 중에도 센시오 3D를 추가로 채용하는 업체가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두 방식의 개발자인 NHK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테라다 부장은 "3D 영상의 화질이 가장 높게 유지되는 경우는 같은 방식으로 압축과 복원을 실시했을 때"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서로 다른 방식을 조합해도 대부분의 경우 표시 영상에는 큰 손색이 없다고 한다. 예컨대 MT 방식으로 압축한 영상은 RealD 포맷으로도 큰 문제 없이 복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센시오 3D와 다른 방식을 조합했을 경우는 현재로서는 호환성 보장이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관계자 사이에서 엇갈리고 있다. 한 일본 방송사 관계자는 "호환성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반해 2009년에 엑스폴 방식으로 3D 영상을 표시하는 업무용 디스플레이를 출시한 JVC-켄우드는 "센시오 3D를 탑재한 것은 아니지만 이 기술로 압축한 영상을 우리 회사의 디스플레이에서 복원해도 3D 영상으로 표시할 수 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일반인은 눈치채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듀얼 스트림으로 고해상도 실현
 
3D 영상 방송 및 송출방식의 후보로 사이드 바이 사이드 방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MPEG2를 활용하는 기존 방송과의 프레임 호환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제약 사항만 없다면 해상도를 희생하지 않고도 보다 자연스러운 3D 영상을 전송할 수 있는 수단이 몇 가지 더 있다. 그 중 하나가 '듀얼 스트림(Dual Stream)' 방식이다(그림 5). 
이는 L영상과 R영상을 복수의 채널로 나누어 전송하고 TV에서 다시 합쳐 표시하는 방법이다. 이 방식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채택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상파 방송 6MHz 대역에 MPEG2로 인코딩한 L영상과 H.264로 인코딩한 R영상을 담아 전송하는 방법을 활용해, 이르면 2010년 10월에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시험방송을 시작할 예정
이다. 이 방식을 통해 지상파 방송에 필수적인 2D 방송과의 호환성을 유지하면서도 3D 방송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R영상 압축에 압축효율이 높은 H.264를 활용함으로써 압축 시 해상도를 2분의 1 이하로 떨어뜨리는 사이드 바이 사이드 방식보다 높은 해상도로 영상을 전송할 수가 있게 된다. 
복수의 스트림을 이용하는 방식은 ITU/IEC의 MPEG가 2008년에 표준화한, 영상을 복수의 스트림으로 전송하는 규격인 'H.264/MVC’의 아이디어이기도 하다. 3D 영상뿐만 아니라 단순히 복수의 영상을 보내고 이를 TV가 받아 전환해서 표시하는 용도도 상정하여 책정한 사양이다. 두 번째 스트림에서는 R영상을 통째로 보내지 않고, 대신 L영상과 R영상에서 차이가 나는 데이터만 보냄으로써 전송 대역을 약 25% 정도 줄일 수도 있다.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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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3)  이러한 사실에 주목한 블루레이 디스크 협회(Blu-ray Disc Association)는 2009년 말에 블루레이 디스크에 대한 데이터 쓰기 압축 방식으로 H.264/MVC를 채용했다. H.264/MVC의 책정에 관여한 도쿄공업대학 토시아키 후지(Toshiaki Fujii) 준교수는 "H.264/MVC가 블루레이 디스크 데이터 쓰기 압축 방식으로 채택됐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애플리케이션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표준화는 이점 많은 H.264로? 
이처럼 다양한 3D 방송 방식이 존재하지만, 어느 쪽으로 표준화가 진행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각국 정부관련 표준화 단체와 '3D@Home' 등과 같은 업계 단체는 사이드 바이 사이드 방식으로 표준화할 가능성도 있다.주 4) 한편, 방송 분야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갖는 ITU 등 국제적인 표준화 단체는 사이드 바이 사이드 방식을 사실상 묵살하고, 대신 H.264를 기본으로 한 규격으로 표준화를 추진 중이다. 
H.264는 MPEG2를 대체할 새로운 방송용 인코딩 기술로 세계 각지에서 2D 방송 용도로 채용되고 있다.주 5) 기술 면에서도 이점이 있어 MPEG2와 사이드 바이 사이드 방식으로는 불가능한, 보다 고해상도의 자연스런 3D 영상 방송을 실현할 수도 있다. 이것이 H.264 기반의 3D 방송을 표준화하려는 이유이다.  
현재 MPEG은 H.264/MVC를 더욱 진화시킨 새로운 3D 방송용 사양을 책정하려 하고 있다.주 6) 그 이유는 같은 영상임에도 불구하고 TV의 화면 크기에 따라 깊이감이 달라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L과 R이라는 두 개의 시점을 분할하기 전의 입체적인 영상 정보로 통째로 TV에 전송하고 TV가 스스로 적절한 영상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수많은 시점의 영상을 적은 전송대역에서 전송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처럼 3D 영상의 진화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 진화가 계속되는 동안에는 통일된 3D 방송 방식을 만들기 위한 업계의 여정도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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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4)  2010년 2월 말, 일본 총무성은 3D 방송 표준화를 주요 시책 항목 중 하나로 규정했다. 다만, 구체적인 논의는 앞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주 5)  일본에서는 스카이 퍼펙트 JSAT와 액트빌라가 HD 영상 송출에 H.264를 채용한 상태이다. 스카이 퍼펙트 JSAT는 "이번에는 기존 튜너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점을 중시"했기 때문에 H.264이면서도 사이드 바이 사이드 방식을 채용했다. 액트빌라는 L과 R영상의 송출방식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주 6)  2010년 가을 이후 각 업체가 구체적인 실현방법으로 제안할 'Call for Proposal'이 실시될 예정이다.
 

테츠오 노자와(Tetsuo Noza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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